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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작은 도움” [전성희 봉사자]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작은 도움” [전성희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8.08.14

하고 싶은 것도, 재능도 많다면 다양한 분야의 봉사를 할 수 있다. 전성희 씨는 마을도서관 봉사자, 동물보호 활동가를 거쳐 지금은 코딩전문가로서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있다. 관심사도, 재능도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 다양한 활동의 기본이 되었던 것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동네 사람들 힘으로 만든 작은 도서관, 붕붕도서관
2010년, 과천에 있는 비닐하우스 주택에 도서관이 하나 만들어졌다. 누군가 지어준 도서관이 아닌 동네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지은 작은 도서관이었다. 소외되고 어려운 마을에 도서관을 만들어주자 도서관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이자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이 되었다.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저도 참여해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죠. 그리고 도서관에서 같이 봉사하면서 만난 이들의 생각과 가치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는 붕붕도서관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1년간 붕붕도서관에서 도서관 관리와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붕붕도서관에서 봉사의 즐거움에 눈 뜨고는 짬짬이 노래동아리를 통해 노래 봉사활동을 나가기도 했다. 그 후 붕붕도서관은 상근 선생님이 오시면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그녀도 이제 붕붕도서관보다 더 하고 싶었던 봉사에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청소년과 함께 이룬 동물보호의 가치
우연히 지역에서 동물보호에 뜻이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동물보호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동물보호에 관심은 있었지만 혼자 시작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는데, 뜻을 같이하는 사람 몇 명이 모이자 순식간에 모임이 만들어지고 후원자들이 생겼다.
“정말 하고 싶었던 활동은 동물보호 활동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동물보호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동물보호활동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청소년들과 연계해서 청소년동물보호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었어요.”
청소년동물보호단은 청소년에게 동물권, 동물보호에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고, 아이들이 막연하게 알고 있는 동물보호의 개념을 실제로 배우며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 내에 어떤 동물보호가 필요한지 관심을 두게끔 했다.
“아이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유기견과 길고양이에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해서 길고양이에게 사료 주는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렇게 2015년부터 시작한 활동은 작년까지 3년간 이어졌다.
“동물보호활동이라는 것이 동물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활동도 중요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동물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동물을 나의 이용가치로 생각하는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서 생명존중감을 가지고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니까요.”
그래서 활동방향도 동물보호단체와 조금은 달랐다. 중고등학생들을 1년에 20명 정도 모집해서 1년 동안 매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아이들을 교육했다. 연 초에는 동물보호에 대해 잘 모르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교육을 받으면서 동물보호의 필요성을 고민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피켓에 적어 들고 나가서 캠페인 활동에 나서기도 했고, 활동이 끝나갈 즈음에는 유기동물보호소 후원을 위한 장터를 열었다.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가고 싶어 하지만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유기동물보호소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은 잘 받지 않고, 대학생 이상의 성인들만 받아요. 아마도 안전문제 때문인 것 같아요.”
대신 아이들은 바자회를 열고, 그 수익금을 동물보호소에 전달했다.
“아이들은 막연하게 동물을 좋아해서, 혹은 반려동물에 관련된 진로에 꿈이 있어서 등의 이유로 동물보호단에 참여하기 시작하지만 실제로 활동을 해보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동물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그리고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이렇게 1년 동안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말 뿌듯했어요.”
특히 3년 동안 가장 열심히 활동했던 아이의 경우 수의학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그녀는 아이가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아이가 진심을 담은 수의사가 될 것임을 믿는다.
배움의 평등을 위한 아이들의 첫 코딩 수업
동물보호에 뛰어들었던 3년간 지쳤던 그녀는 올해는 쉬어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20여 년 전부터 이어왔던 컴퓨터 강사로서의 직업을 이용한 봉사를 시작했다.
“컴퓨터 강사로서 어떤 분야를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계속 변해왔는데, 최근 트렌드에 맞추어서 코딩 강사 연수를 받고 작년부터 코딩수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코딩수업을 하면서 배움이라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죠.”
배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기회가 제공이 되어야 하는데, 사실상 배움의 평등은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나 어린아이들이 교육에 기회를 받지 못하면 사회에 진출할 때 첫 단계부터 불평등하게 출발하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코딩은 특히 새로운 트렌드인 만큼 일찍부터 부모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몇 년을 뒤처질 수 있다.
“저희도 배움의 기회를 얻어 배운 만큼 이것들을 취약계층에 베풀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역아동센터나 시설에 연락해서 겨울방학동안 수업 커리큘럼을 짜서 활동을 시작했죠.”
특히 보육시설의 경우에는 다른 지역아동센터보다도 코딩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녀는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보면서 더욱 봉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그녀는 아이들을 넘어 어르신들의 코딩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어르신들도 코딩을 경험을 해야 4차산업시대로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가족들과의, 사회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르신들 코딩 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자신의 관심사, 직업을 봉사로 풀어나가는 전성희 봉사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한편, 이를 통해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