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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가치 함께 나누며 행복해지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김은실 바람개비 행복마을 대표]

"소중한 가치 함께 나누며 행복해지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김은실 바람개비 행복마을 대표]

by 안양교차로 2018.05.15

바람개비 행복마을에서는 재능기부 강연, 독서모임, 북카페, 토크콘서트, 향토문화연구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 모두 각자의 관심사가 다르기에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이 나왔지만 단 하나 같은 것이 있다. 바로 소중한 가치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다.
김은실 바람개비 행복마을 대표
김은실 바람개비 행복마을 대표
친정어머니가 소개해준 ‘바람개비 도서관’
김은실 대표의 친정어머니는 환갑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금천마을 코디네이터를 하며 지자체 내에서 많은 봉사를 하시기도 하고, 강좌를 들으시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던 친정어머니는 그녀에게 바람개비 도서관에 대해 자주 얘기해주곤 했다.
“엄마는 ‘바람개비 도서관이라고 있는데 여기에서 활동하는 엄마들이 생각도 깨어있고, 아이에게 좋은 책도 읽히더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삼동으로 이사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이 바람개비 도서관이었죠.”
2015년 7월 김은실 대표는 의왕시 삼동에 왔고, 바람개비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했지만 바람개비 활동에는 참여하기가 어려웠다. 아이가 아직 걷지도 못할 시기였기도 했고, 그 당시 바람개비 도서관도 큰 위기에 처해있었다.
“아파트 도서관 자리에서 바람개비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게 되면서 바람개비 행복마을로 그 이름을 바꾸고, 작은 빌라에 자리를 마련해서 다시 시작하는 시기였어요. 당시 이 상황을 자세히 공유한 인터넷 게시 글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 이 분들은 어떻게 이렇게 힘든 일을 시작해서 이어갈 수 있을까?’ 싶었죠.”
그 옛날 느꼈던 따뜻한 마을의 모습
그렇게 바람개비 행복마을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위기를 넘겨내는지 인터넷으로 근황을 보던 그녀는 아이가 네 살 때인 2016년에 처음 바람개비 행복마을을 찾아 ‘나도쌤’ 활동이나 그림책 동아리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그 해 겨울이었다. 자연스럽게 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 그녀는 정치, 시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4.16 그리고 우리들’이라는 생활정치 모임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제의를 듣고는 흔쾌히 바람개비 행복마을에 발을 들였다.
“그 당시 많은 분들이 그러셨겠지만 저 또한 세월호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어요. 좋은 취지여서 저도 합류하게 되었고, 과거 회계로 근무했던 경력 때문에 얼떨결에 총무를 맞게 되었죠.”
그녀는 ‘4.16 그리고 우리들’에 소속되어 2017년도 4월에 3주기 행사 준비를 하면서 바람개비 행복마을에 더 깊게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마을 활동가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가 바람개비 행복마을에 쉽게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 해 ‘연말 사진전’이 인상에 깊게 남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작은 파스타 가게에서 열린 바람개비 행복마을 연말 사진전은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제가 교회에서 활동을 했었어요. 교회에서는 연말에 가족노래자랑이나 음악회도 하거든요. 그런데 연말 사진전을 가보니 그 옛날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따뜻하게 보냈던 연말이 생각되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사진전에 올리고 싶은 사진을 추천받아 출력해만든 이 사진전에서는 사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음악회도 함께 진행됐다.
“아이 엄마들이 우쿨렐레도 치고, 50대 아빠가 노래도 불렀어요. 당연히 아이들이 덩달아 나와서 노래도 부르고요. 이 느낌이 너무 따뜻했어요. 우쿨렐레 연주가 좋거나 노래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서툰 모습이 정겹고 다정했어요. 다 같이 모여서 손뼉 치면서 노래 부르는 모습도 너무 좋았고요.”
마을 활동가가 행복해야 마을이 행복하다
김은실 대표는 바람개비 행복마을에 발을 담근 지 2년 만에 대표를 맡게 되었다. 아직도 경험이 부족하고, 바람개비 행복마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맡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번 임기동안의 목표를 ‘활동가들이 행복한 마을공동체’로 잡았다.
“올해 바람개비 행복마을 내 모임이나 동아리들이 공모사업을 굉장히 많이 해요. 언뜻 생각해도 5개가 넘거든요. 활동범위가 넓고, 각각의 동아리가 너무 바빠지다 보니 여기서 더 어떤 사업을 열겠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저는 무언가 거창한 마을사업을 시작하기 보다는 활동가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일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올해 연말이 되면 활동가들을 위한 힐링파티를 여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마을 활동가 모두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점차 마을활동이 다양해지고, 많아질수록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공감하기 때문에 김은실 대표는 기존의 활동가들이 더 많은 활동을 맡는 대신, 새로운 활동가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시각이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곳에 오신 분들이 ‘나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우리 같이 하면 할 수 있다’라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반면 마음이 아프거나 힘든 분들도 오셔서 이 안에서 치유하는 것도 좋고요. 그렇다면 저희 바람개비 행복마을 공동체가 개개인에게 더 큰 가치로 다가오겠죠. 개개인이 행복해야 공동체가 행복하잖아요.”
많은 이들이 바람개비 행복마을을 찾기 위해서는 홍보도 필요하다.
“바람개비 행복마을이 간판도 달려있지만 무엇을 하는 곳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외부에 소식을 홍보유인물도 붙이려고요. 실제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재활용품폐기 문제에 대한 캠페인도 많이 하고 있고, 우울한 엄마들을 위해 밥상을 차려주는 사업도 예정되어 있어요. 결국 바람개비 행복마을이 지향하는 방향은 모두 같아요. 우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함께 공감하고,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