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투데이 : 칭찬릴레이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부터 돕는 것, 그것이 봉사의 시작이 아닐까요?” [김연숙 봉사자]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부터 돕는 것, 그것이 봉사의 시작이 아닐까요?” [김연숙 봉사자]

by 안양교차로 2018.05.08

김연숙 봉사자는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보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자식이 있어도 찾아오는 사람 한 명이 없는 독거노인, 편견에 둘러싸여 차별받는 다문화가족 등 그녀가 도움을 주는 대상은 특별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었다. 그녀는 소속이 없이도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돕는 것, 그것이 봉사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김연숙 봉사자
김연숙 봉사자
25년 전 생활 속에서 움트기 시작한 봉사
김연숙 봉사자는 늘 마음이 따뜻한 이웃이었다. 그녀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가져다드리고, 작은 선물을 전달하곤 했다. 누군가가 시켜서도, 어떤 봉사단 소속이 있어서도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혼자 사시고, 자식들이 찾아오지 않는 어르신들을 보면 외롭고, 지쳐 보이시더라고요. 저도 점점 늙어갈 텐데 그분들이 저의 미래라는 생각도 들고, 젊어서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죠. 그래서 말벗을 해드리기 시작했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이것저것 필요하신 것들을 해드렸던 것 같아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쯤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했던 이러한 봉사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적십자회에 소속되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물론, 다문화주부클럽으로서 한국 사회에 적응이 필요한 다문화여성들을 위해서도 봉사하고 있다. 그 밖에도 시민경찰 등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하기도 하고, 봉사단의 소속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하면 차량지원이나 일손을 보태곤 한다.
“꼭 정해놓고 어떤 봉사를 한다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돕는 편이에요.”
도움이 필요한 곳, 도움이 필요한 때라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간다
그녀는 다문화주부클럽 치안봉사단에서 봉사하며 다문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다문화라는 것이 문화가 서로 다르다는 뜻이잖아요. 한국의 문화를 이들에게 알리는 반면,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해요.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만들어야죠.”
그녀는 다문화 여성들과 함께 만두나 송편을 빚으면서 전통문화를 가르쳐준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무언가를 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마음에 더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또한 시민경찰을 시작한 지는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시민경찰 교육을 받은 이수자에 한해서 경찰과 시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시민경찰은 범죄의 적발보다는 예방에 집중한다. 일부 지역을 순찰하는 것은 물론 캠페인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능이 끝난 뒤 몇 달간 시민경찰은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이 탈선하는 일을 막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불량 청소년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를 수시로 순찰하며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그녀는 적십자회에 소속된 봉사자로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반찬을 만들어서 보내기도 하고,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곤 한다.
“24시간 중 어떤 때에 전화가 오더라도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적십자에 소속된 봉사자들이 다들 이렇게 하고 있어요.”
최고의 봉사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봉사
25년이 넘는 시간동안 크고 작은 보람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녀가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자신처럼 선하게 자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어르신들 선물을 같이 포장하기도 하고, 함께 봉사를 하러 다니기도 했어요. 아이들에게 ‘너희는 이렇게 봉사해라’라고 한 적은 없지만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는 했죠.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참 선하게 자랐어요.”
대가를 바라고 했던 봉사는 아니었지만 그녀에게는 큰 수확이었다. 지금 와서 보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인성교육을 자연스럽게 한 셈이다. 아이들은 길 가다가도 무거운 짐을 드신 어르신들을 보면 누구랄 것 없이 어르신들을 돕곤 한다.
김연숙 씨는 ‘최고의 봉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라는 생각으로,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굳이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서 봉사를 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찾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봉사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아파트 단지 내에서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줍는다거나 우는 아이에게 다가가 도움을 주는 것도 모두 봉사예요.”
그녀는 이렇게 시작된 봉사가 ‘자신만의 봉사’를 만들어준다고 말을 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떤 봉사를 하고 싶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 봉사가 자신만의 달란트일 수도 있어요. 누군가는 저한테 ‘상대방 마음의 문을 여는 달란트가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런 달란트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에는 주민센터나 구청에 요청하면 자신에게 맞는 봉사도 할 수 있으니 더 좋아요. 망설이지 마시고,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 바로 봉사에 뛰어드세요.”

취재 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