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식

자식에게 유산으로 남길 보배는?

자식에게 유산으로 남길 보배는?

by 정운 스님 2018.11.06

인도의 석가모니 부처님은 29세에 출가하셨다. 부처님이 출가하려고 마음을 굳히고, 준비하는 즈음에 일이 하나 발생했다. 신하들로부터 아들이 태어났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다. 부처님은 몰래 집을 떠나 출가하려는 찰나에 생긴 일이라 당황하였다. 부처님은 입으로 탄식하면서 ‘출가하려는데 장애가 생겼구나!’라고 읊조렸다. 이때 신하가 듣고서 ‘장애’라고 작명한 것으로 착각하고 보고했다가 아들 이름이 장애가 되었다. 장애는 인도 말로 ‘라훌라’이다.
출가 후 부처님은 6년간 고행을 한 뒤에 어느 날 새벽, 세상 모든 만물의 이치를 터득하셨다. 즉 깨달음을 얻어 성인이 되신 것이다. 이후 부처님은 수많은 이들을 인도하고, 제도하였다. 그런데 1년쯤 지나서 부처님의 고향인 카필라국에서 연락이 왔다. 부처님의 아버지 정반왕이 아들[석가모니부처님]에게 한 번쯤 고향에 방문해 달라는 거였다. 부처님은 출가한지 7년 만에 처음으로 카필라국을 방문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며칠간 머물며 왕궁 뜰에서 카필라국 사람들에게 법을 설하였다. 그날도 부처님이 사람들에게 법을 설하고 있는데, 출가 전 부인이었던 야쇼다라가 아들 라훌라에게 말했다.
“저기서 법을 설하고 있는 성자가 너의 아버지이다. 저분께 가서 ‘아들인 저에게 보배 유산을 주십시오.’라고 하여라.”
라후라가 부처님 곁으로 가서 이 말을 하자,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손을 펴셨다. 부처님은 라후라의 손을 잡고 데리고 가 출가를 시켰다. -- <불교 경전>
불자가 아닌 독자님들은 원고를 다 읽기도 전에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은 필자는 부처님 이야기를 하려는 뜻이 아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아들에게 물려준 ‘보배’에 대해 언급하고 싶어서다. 과연 그 보배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독자님들께서 한 번쯤 생각해보기 바란다…. 간혹 방송 매체나 뉴스를 통해 나오는 불편한 내용이 있다. 곧 부모와 자식 간에 재산 문제나 유산으로 인해 법정까지 가는 경우이다. 설령 법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종종 주위에서 형제간이나 부모 자식 간에 재산 문제로 다투는 이들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른 방면에서 보자. 대체로 부모가 자식에게 무슨 유산을 남겨주어야 자식들이 부모에게 감사할까? 아마 필자 생각으로는 부모가 준 재산에 감사하는 자식은 많지 않을 거라고 본다. 감사가 아니라 다른 형제들과 비교하며 덜 준 것만 섭섭해하고, 다른 것을 더 주지 않는 것을 섭섭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빌 게이츠는 사후에 재산 가운데 수십 퍼센트가 아프리카나 사회에 환원된다고 한다. 진정한 부자는 타인들로부터 얻은 물질이니, 자기 자식에게 물려줄 것이 아니라 사회에 되돌려주어야 한다.
참다운 유산은 물질이 아니라고 본다. 참 삶의 길이 어떤 것인지? 인생에서 기쁘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최고의 유산이라고 본다. 물론 이러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여! 자식에게 어떤 것을 유산으로 남겨줄 것인지(?) 곰곰이 사유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