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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그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by 정운 스님 2018.08.21

한 남자가 높은 언덕 위에 서 있었다. 그 남자를 보고 있던 몇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A가 “저 사람은 길 잃은 양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자, B가 말했다. “아니야! 그는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홀로 떨어져 있어 도와줄 친구를 찾고 있는 중인 것 같은데.....” C가 말했다. “그런 것 같지 않은데, 저 사람은 혼자 조용히 바람을 쐬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자 서로가 추측한 바가 옳다고 하면서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세 사람은 논쟁을 멈추고, ‘직접 저 사람에게 가서 누가 옳은지 물어보자’고 하였다. 세 사람은 높은 언덕까지 올라가 그 사람에게 물었다.
A가 먼저 물었다. “길 잃은 양을 찾고 있지 않습니까? 양은 찾았습니까?” 그 남자가 말했다. “아니오, 양을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B가 말했다. “혹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해 위로해줄 벗을 찾고 있던 것이지요?” 그러자 남자가 “아니오, 동료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이번에 C가 “조용히 혼자 바람을 쐬고 있는 것이지요?”라고 하자, 남자는 “바람을 쐬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세 남자가 합동으로 말했다.
“모든 것이 아니라면, 대체 이 언덕 위에 왜 홀로 서 있는 겁니까?”
“나는 그저 단지 서 있을 뿐입니다.”
이 이야기는 『역대법보기』에 나오는 내용을 필자가 현대적으로 각색해보았다. 그 남자는 상대방들이 생각한대로가 아닌데,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말한다. 그리고 오류를 굳게 믿기까지 한다. 불교 용어에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물이라도 천인天人은 보석으로 장식된 연못이라고 보고, 인간은 단지 물로 보며, 아귀는 피[血]로 보고, 물고기는 자신이 사는 주처住處로 여긴다는 뜻이다.
즉 동일한 대상일지라도 각자 자신의 업業[karma]대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자신이 보고 자라온 대로, 교육받은 대로 생각한다. 실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행동으로 옮기고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만들어간다. 그래서 부처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온 세계가 극락이요, 천국이지만, 소인배 심보로 세상을 보면 온통 지옥이 된다.
가끔 주위에서 종종 이런 일을 겪을 때가 있다. 늘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상대방이 진심을 말해도 거짓으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은 별 뜻이 없이 말해도 자신 스스로가 오해해 지옥세계를 만든다. 더 나아가 상대를 악인으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니 평소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그릇된 생각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고난스럽게 할 것이다. 우리는 좋은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생각이 말로 표현되고, 행동으로 옮기어 자신의 인생을 만든다. 곧 지옥도 극락도 자신의 생각으로 만들어낸다. 이왕이면 극락이 좋지 않은가?! 그러니 좋은 사고, 긍정 마인드를 가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