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나무를 심은 사람

나무를 심은 사람

by 한희철 목사 2019.01.16

한 편의 동화 같기도 하고, 영화 같기도 한 짤막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 지오노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입니다. 실제로 이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져 글이 담고 있는 감동을 또 다른 분위기로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장 지오노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한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기억할 만한 이름이다 싶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 하나씩만을 남길 수가 있다면, 그의 이름은 충분히 기억할 만한 이름이리라 여겨집니다.
사실 장 지오노는 한때 노벨 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고, 앙드레 말로가 20세기의 프랑스 작가 가운데 세 사람을 꼽으라 한다면 그중의 한 사람으로 장 지오노를 꼽고 싶다 할 만큼 프랑스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은 결코 가볍지가 않습니다.
장 지오노는 1895년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에서 구두를 수선하는 집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워낙 집이 가난하여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는데, 17살 때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5년 동안 전쟁터에 나가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나무를 심은 사람’에도 반영이 되었습니다. 평소 지오노는 자신의 작품이 설교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나무를 심은 사람’은 설교 이상의 충분한 의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배경이 되는 곳은 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고원지대입니다. 오래전 그곳은 숲이 무성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기심과 탐욕에 사로잡힌 이들이 서로 다투고, 돈을 벌기 위해 나무를 마구 베어내는 바람에 황량한 바람만 부는 폐허의 땅으로 변해버렸지요. 결국 그 땅은 버려진 땅이 되고 말았고, 사람들과 새와 동물들이 그곳을 떠나 황무지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인 ‘나’는 여행 중에 우연히 한 양치기 노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 노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30여 마리의 양을 돌보는 늙은 양치기는 한 가지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도토리 한 자루를 준비하여 그 속에서 가장 알이 굵고 좋은 도토리 100개를 골라내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양치기 노인은 자신이 고른 도토리 100개를 황무지에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 아내와 외아들이 모두 죽어 홀로 남은 그 남자는 산중에서 고독하게 살면서 매일 도토리와 자작나무 심는 일을 계속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나무를 심은 지 40여 년, 황폐했던 땅은 마침내 거대한 숲으로 변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메말랐던 땅에 물이 흐르고, 수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며, 새들은 돌아와 노래했습니다. 떠나갔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찾아오며 활기찬 웃음소리가 울려 펴졌습니다. 그런 일이 누구로부터 어떻게 가능했는지 사람들은 몰랐지만, 황폐했던 땅은 회복이 되었고, 무너졌던 마을은 되살아났던 것이었습니다. 버려진 땅을 희망의 땅으로 만드는 데에는 누군가 ‘나무를 심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